겨울 장승포에서 (김호일)
어부가 아니라도 겨울 항구로 가보고 싶어진다.
6.25전쟁이 터지자, 학도병으로 끌려간 아버지가 반공포로로 고생하던 첫 바닷가이다.
이후 태어난 나는 아버지를 통해 거제도를 알았다.
겨울 장승포와 처음만난 것은 2010년부터이다.
대학을 다니면서 졸업반에 졸업 작품을 구상하러 찾은 곳이 충무에서 작은 배 “돌핀호”를 타고 들어온 해금강이었다.
그 때 처음 보고 체험한 해금강과 학동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 남아 발길을 끌어당긴다.
바닷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본다.
바다는 어머니의 자궁 같다.
생명을 잉태시키는 거룩한 생명의 자궁이다.
그래서 바다 해(海)자에는 어미 모(母)자가 들어있다.
‘바다 물’은 생명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암시해 준다.
사철 풍파와 태풍을 이겨내는 바다는 인간이 살아갈 자세를 가르쳐 준다.
바다의 위대함이란 생명의 신비를 깨닫게 됨과 그 오묘한 이치를 삶속으로 끌어들인 데 있다.
겨울 바다에 서면 태양과 햇살의 말을 듣는 시간이 주어진다.
햇빛의 말을 듣는 시간이 있다.
바다 곁에는 팔색조가 찾아오고 왜가리가 찾아온다.
겨울 바다는 새 생명의 시작이다.
거제의 생명을 새로이 불붙이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