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강에서 만난 박물관 이야기
(김 호일)
거제의 남부 끝 해금강에 가면 박물관 하나를 만날 수 있다.
어린아이들이 바다를 보며 공부하던 초등학교를 활용한 박물관이다.
이곳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어떻게 성장 했을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세워진 학교였으리라...
박물관을 관람하는 사람들의 눈에선 어린이의 미소가 돌고 전시품 하나하나에 경탄하며 시간을 보내지만, 때로는 덤덤하게 자리에 머물지 않고 지나치는 관객들도 더러 있다.
아내나 자녀에게 전시품을 꼼꼼히 설명하며 아버지의 시대 할아버지의 시대를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본다.
이곳은 40년대 50년대 60년대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한 근현대사 박물관이다.
한국동란의 아픔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지나간 세월의 추억과 아픔과 고난도 그대로 남아 살아 숨 쉰다. 특수 유리로 된 진열장 안에 제 각각의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는 생명체들…
이곳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교훈을 충분히 전해 준다.
겸손이 있고 겸허가 있고 사랑이 있으며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게 한다.
전쟁의 아픔을 가진 총기와 무기와 고난을 담은 사진 한 장을 통해 기억으로의 추억 여행을 할 수 있다. 어머니의 지혜와 아버지의 강함도 배운다.
전쟁의 노획품과 훈장과 전리품도 놓여있다. 피와 생명으로 바꾼 힘에 의한 예물일 수도 있다.
전시품엔 아름다움만이 아닌, 피와 살육의 냄새도 깃들어 있다.
관람자들은 자신이 총을 들고 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모습을 상상하면서 안도감에 잠기는 모습을 그려보고 있지 아닐까.
박물관이 귀중하고 가치 있는 것은 아름다움과 기억의 영구성이다.
인간은 늙어가도 역사의 미는 영원하다 했던가? 생명체인 인간은 유한성을 지녔을 뿐이다.
무기 진열장을 볼 수 있다.
총, 칼, 활과 창, 방패 들도 있다.
무기란 보는 것만으로도 무서움과 공포를 안겨주어 고통을 연상한다.
총이나 칼이나 포탄이나 총알은 생명을 앗아가는 냉혹감과 전율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총에 맞은 병사는 아버지며 형이며 가족들이었다.
전시관에 진열된 무기들에선 생명을 걸고 싸워야 했던 인류의 삶과 역사의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생명을 거두어야 했다.
해금강 테마박물관을 관람하고 역사와 문화를 생각한다.
전쟁 없는 평화와 아름다움을 어떻게 찾고 유지할 것인가?
전쟁의 흔적과 무기는 이런 질문을 관람자들에게 던지고 있다.